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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ppy New Year!" 볼로냐 도서전에 참가해 이란 출판사 부스 앞을 지나는데, 히잡을 입은 한 무슬림 여성이 새해 인사를 건넨다. 이 화창한 봄날에 느닷없이 무슨 소리인가 싶어 물어보니 이란에서는 새해가 3월 춘분에 시작하며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하면서 새해를 시작한단다. 이날 이란 사람들은 집안을 청소하고 새 옷을 입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부스 앞 탁자 위에 7가지 물건 즉 살아 있는 풀, 식초, 마늘, 향신료, 사과, 연꽃 열매, 거울을 정성스럽게 올려놓아서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봤더니 새해를 맞아 하프트 신(Haft-Sin)이라고 불리는 상을 차렸다고 한다. 하프트(Haft)는 7이라는 뜻이고 페르시아 알파벳의 14번째 글자인 신(Sin)은 영어 알파벳의 S에 해당한다. 특히 7은 건강과 번영, 사랑 등을 의미하는 행운의 숫자라고 한다. 결국 그녀는 이란의 문화와 풍습을 통해 내게 봄을 알리고 있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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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이번 볼로냐 도서전을 통해서 몰랐던 이란의 문화를 처음으로 알게 된 셈이다. 이 북쇼는 단순한 비즈니스의 장이 아니다. 책을 매개체로 사람들은 서로 만나고, 인사하고, 서로의 문화를 배우며 나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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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권을 팔려는 사람과 판권을 사려는 사람, 그림을 손에 들고 다니며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들, 작가들 그리고 에디터들이 하나의 시공간에서 어울리며 이 상황 자체를 즐기고 있다. 욕심을 가진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보장은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저 책으로 일상을 더 행복하고 풍성하게 보내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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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냐는 이탈리아 반도 북부 중앙에 위치한 도시로, 아동 도서전을 유치한 지 벌써 50년이 넘는다. 오랜 역사와 권위를 대변하듯 전 세계의 책쟁이들은 이 기간 동안 볼로냐로 몰려든다. 기존의 서구 중심이었던 획일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난 도서전에서는 각 문화의 독자적인 이미지를 되살린 출판물들이 점점 다량으로 교류되고 있다. 해마다 부대행사 중 하나로 세계 아동 그림 작가들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전시회를 열어 전 세계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을 초대, 전시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각국의 젊은 에술가들이 대거 몰려드는 장관을 이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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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인쇄되는 과정을 직접 시연해 보였고, 이는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으며 우리의 앞선 인쇄문화를 알려 자부심을 높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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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책은 결국 문화의 기록이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이 각자 자신들의 문화를 내보이고 알리며 자부심을 느낀다. 서로 눈을 마주치고, 만나고, 부딪치고, 교류하며 때로는 경쟁하는 곳. 바로 볼로냐 도서전의 오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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